#동인지 해시태그 3 - 킨조마키 늦은 시각, 발소리만 들리던 골목길에서 낮고 정중한 물음이 들려왔다. “마키시마.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 “뭔데 킨조?” “…….” “너 엄청 무게 잡았잖니…… 무슨 부탁인데?” 마키시마가 재차 묻는데도 대답이 나오는 데 한참이 걸렸다. 망설이던 끝에 입을 열었다. “입, 맞춰도 될까.” 마키시마가 멈칫하다가 이쪽을 바라보았다. 잠깐의 침묵 끝에 킨조는 그에게서 시선을 거두었다. “그런 생각 않고 같이 다녔다면 미안하다. 역시 무례한 요구였던 건가.” “…쿠핫!” 킨조를 바라만 보던 마키시마가 웃음을 터뜨리더니 뒷머리를 긁적였다. “나 참, 킨조. 이제야 말하는 거냐? 우리 오전부터 데이트했는데 종일 기다리게 했잖니. 하여튼 너무 마음 쓴다니까.” 킨조가 되레 당황해서 눈을 한 번 깜박였다. 그러다 .. 더보기 #동인지 해시태그 2 - 킨조x칸자키 토지 작은 자전거 앞에 의자를 내놓고 앉아 있는 남자가 있었다. 조는 것 같진 않았지만 편안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쇼윈도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다. 그가 눈을 뜬 것은 자전거 소리, 그리고 거기에서 착지하는 발소리를 들은 탓이었다. 소리 난 쪽을 돌아본 남자는 헛웃음을 지었다. “칸자키 씨.” “뭐야, 또 온 거냐 킨조.” 칸자키라고 자신이 부른 남자에게 킨조는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조향계 중심을 한 손으로 붙든 채 느리게 자전거를 끌어 다가가서 세워 놓았다. 칸자키는 의자에서 일어나며 기지개를 켰다. “으-음. 걱정해서 오는 건 이제 필요 없다니까. 이젠 이렇게 잘 서고 걷는다고.” “아뇨….” ‘선배를 뵙고 싶어서.’ 라는 속엣말은 결국 오늘도 나오지 않았다. 그는 더 이상 로드 위에서 누군가를 압도할 수.. 더보기 #동인지 해시태그 1 - 킨조x칸자키 미키 부실 문은 조용하게 열렸지만, 그러기에는 느닷없는 시각이었다. 문을 연 것도 의외의 인물이었다. “음? 칸자키.” “아, 역시 킨조 선배셨군요.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사람.” 염려와 반가움을 담은 상냥한 웃음이 땀 흐르는 얼굴에 닿았다. 칸자키 미키는 한 손에 이온음료 번들 한 개씩을 든 채로 부실 안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가위로 질긴 비닐 랩핑을 자르더니 캔 하나를 들고 롤러 연습을 하는 킨조에게 다가갔다. 킨조는 브레이크를 잡았다. 천천히 속도가 떨어지는 롤러에서 내려와 미키가 내민 이온음료를 받았다. 입안이 말라가던 차에 반갑게 느껴졌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서서 킨조를 바라보던 미키가 물었다. “혹시 제가 방해한 건가요?” “10분 안에 마칠 생각이었다.” “무리하시는 건 아니죠? 시간이 .. 더보기 이전 1 2 3 4 ···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