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자전거 앞에 의자를 내놓고 앉아 있는 남자가 있었다. 조는 것 같진 않았지만 편안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쇼윈도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다. 그가 눈을 뜬 것은 자전거 소리, 그리고 거기에서 착지하는 발소리를 들은 탓이었다. 소리 난 쪽을 돌아본 남자는 헛웃음을 지었다.
“칸자키 씨.”
“뭐야, 또 온 거냐 킨조.”
칸자키라고 자신이 부른 남자에게 킨조는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조향계 중심을 한 손으로 붙든 채 느리게 자전거를 끌어 다가가서 세워 놓았다. 칸자키는 의자에서 일어나며 기지개를 켰다.
“으-음. 걱정해서 오는 건 이제 필요 없다니까. 이젠 이렇게 잘 서고 걷는다고.”
“아뇨….”
‘선배를 뵙고 싶어서.’ 라는 속엣말은 결국 오늘도 나오지 않았다.
그는 더 이상 로드 위에서 누군가를 압도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버티고 서 있다. 그 초탈함을 지금까지 지켜봐 왔건만, 앞으로도 자신은 보고만 있을 거라는 것을 킨조는 예감했다. 시선을 내리깔고 몰래 쓴웃음을 짓던 킨조는 칸자키를 바라보며 말했다.
“최근 소리가 자주 나는 게, BB에 트러블이 난 것 같아서요. 봐 주실 수 있겠습니까?”
“뭐야, 그런 거였어? 물론 봐 줄 수 있지.”
“사장님이 계시지 않아서 선배께서 보실 수 있는지.”
“하하, 킨조 네 녀석 나를 무시하는 거냐.”
칸자키는 고개를 들었다. 정갈하게 닦인 간판이 햇살을 받아 빛났다. 『칸자키 사이클샵』
“몇 달만 있어 봐. 내가 사장님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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